보도자료

 

2021.4.28. 불나면 소방관들 애먹이는 전기차, ‘수조’로 첫 진화실헙
작성자 : ilsan 날짜 : 2021-04-29 조회수 : 110
전기차 화재 진압 실험 과정

전기차 화재 진압 실험 과정

[일산소방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고양=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최근 전기차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관련 화재 사고도 증가하는 가운데 경기 고양시에서 조립식 수조를 활용한 전기차 화재 진압 실험이 전국 최초로 이뤄졌다.

일산소방서는 지난 27일부터 이틀에 걸쳐 고양시 일산 킨텍스(KINTEX) 주차장에서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국립소방연구원과 함께 ‘전기자동차 실물 화재 실험’을 진행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실험은 최근 5년간 전기차 화재가 전국에서 77건 발생하는 등 화재 발생이 갈수록 증가하는 데다, 일산동구에 국내 최대의 전기차 폐배터리 보관업체가 있어 관련 대응능력 향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에 따라 추진됐다.

소방대원들은 연기나 불꽃이 발생하지 않는 ‘초기 진화’ 상태가 되자 차량을 크레인으로 들어 올린 뒤 조립식 수조에 침수시켜 ‘완전 진화’하는 2단계로 나눠 실험을 진행했다.

가로 6.7m, 세로 3.6m, 폭 1.3m 크기 대형 수조의 물속에 자동차를 집어넣어 최소한의 열기마저 없애버리는 새로운 방식의 진화 작업이었다.

전기자동차는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리튬이온배터리가 탑재돼 있어 화재 시 배터리가 전부 연소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배터리가 전소한 이후에도 다시 불이 붙는 경우가 간혹 있다.

예컨대 지난해 12월 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단지 지하 주차장에서 테슬라X 전기자동차가 벽면을 들이받은 뒤 리튬이온배터리에서 불이 나 배터리가 다 탈 때까지 연기와 불꽃이 20∼30분 간격으로 간헐적으로 발생하면서 진화 작업에 5시간이나 걸리기도 했다.

이에 따라 화재 진화 완료 이후 1시간 이상 냉각 상태와 연기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해야 한다.

특히 리튬이온배터리는 완전 진화에 최대 24시간이 소요되고, 배터리팩이 철재로 덮여 있어 소화약제가 제대로 침투하지 않는 탓에 소방대원들의 진화 작업 어려움에 대한 호소가 잇따랐다.

또 리튬이온배터리가 불에 타면 황화수소와 탄소 산화물 등 유독성 증기가 주변에 퍼져 환경적으로 유해한 것도 문제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립과 해체가 용이한 수조가 고안돼 앞으로 전기차 화재 진압 작전에 투입될 예정이다.

소방 관계자는 “조립식 수조는 화재 현장까지 휴대와 운반이 쉬우며 진화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는 데 획기적인 대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400V(볼트)의 고전압이 차단돼 안전이 확보되고, 유독성 증기가 확산하는 것도 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산소방서 측은 조립식 수조 내 오염수를 폐수차로 전량 회수해 정화한 뒤 수질검사도 의뢰할 예정이다.

또 이번 실험을 계기로 리튬이온배터리를 안전하게 제조·저장·운송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정비할 것을 소방청에 건의하기로 했다.

권용한 일산소방서장은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됨에 따라 화재도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라면서 “발전하는 시대에 맞춘 전문적인 화재 대응능력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uki@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04/28 15: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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