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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남편이 목을 매 자살을 했습니다.
작성자 : *** 날짜 : 2015-12-11 조회수 : 615
<!–StartFragment–>2015년 5월 22일 (야간근무)

남해에서 양산 웅상 119 안전센터 2팀장으로 발령받아 첫 야간근무를 시작했습니다.

5월 31일 (비번)

지난 밤 웅상 송악제지 공장에서 큰불이 나 밤새 불껐다고 했습니다.(양산소방서 전체 비상 걸림)

8월 1일 (당번근무)

낮에 쇳물공장에 화재가 나 3시 넘어 점심 먹었다고 했습니다.

8월 5일 (주간근무)

종일 말벌집 4개나 땄답니다.

8월 11일 (비번)

오전 9시 퇴근인데 저수지에 사람이 빠져 찾아야 된다고 밤 7시 넘어 퇴근했습니다.

8월 16일 (당번근무)

지난번 불났던 ‘송악제지’에 또 불이 나 2시간 있다 왔답니다.

8월 24일 (주간근무)

퇴근이 늦어 전화했더니 멧돼지 잡으러 출동했답니다.

8월 27일 (주간근무)

종일 말벌집 6개나 땄답니다.(웅상센터 신기록이랍니다)

* 바쁘고 힘들었던 여름이 지나고 10월들어 남편이 가슴에 열이 난다, 밤새 잠을 못 자겠다, 여름에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인 것 같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 11월들어 소방서에 구급자격증 있는 직원들은’무조건 모두 구급’을 해야 된다는 소문이 있다고 불안해 했습니다.(남편은 계속 불면증으로 힘들어 하고 있었습니다)

11월 11일 (비번)

웅상센터장님의 급한 집안일로 팀장인 남편이 본서 업무보고(확대간부회의)를 대신 들어가게 됐습니다.

서장님 계신 업무보고 자리에서 계급불문, 행정직의 구급자격증이 있는 직원들까지 모두 포함 ‘무조건’ 구급을 해야 된다는 얘기를 직접 들었습니다.

쉬는시간에 뒷뜰에서 담배피고 계신 행정계장님, 과장실에 계신 행정과장님께 현재 자신의 몸 상태를 얘기하고 ‘꼭 해야 된다면’ 업무강도가 낮은 ‘원동지역대’로 보내달라 부탁드렸다고 했습니다.

11월 25일 수요일 (야간근무)

남편이 오늘 밤부터 구급출동 시작이랍니다.

12월 한 달만 하면 다시 원상복귀 해준다고 했답니다.

11월 28일 (비번)

구급을 새로 시작한 이후 많이 우울해합니다.

12월 2일 (비번)

남편이 너무 힘들다고 일주일 정도 휴가 내 여행가고 싶답니다.

12월 3일 (야간근무)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었습니다. 남편이랑 둘이 점심으로 복국 먹고 들어와 둘이 차 한잔씩 마시고 남편은 늘 낮잠자는 아들 방으로 한숨 자러 들어갔습니다.

4시 다 되어 남편 씻으라고 깨우려고 방문을 여는데 문이 안열렸습니다. 힘껏 미니 남편이 방문손잡이에 폰 충전기 줄로 목을 매고 있었습니다.

급하게 가위로 끊고 119 부르고 심폐소생술 하는데 ‘사망’이라고 112 경찰 부르랍니다.

얼마나 절박했으면 남편은 유서조차 남기지 않았습니다.

저는 사랑하는 남편의 명예를 지켜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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