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다리에 5개의 철심을 박는 수술을 하고 이제 정신을 좀 차려 글을 적습니다.

 지난 17일 일요일 오후 1시경 수락산에서 하산을 하다가 오른 다리가 골절되어 구조되었던 30대 여성입니다.

 그 때 정말 아차 하는 찰나에 종아리뼈가 가로로 두 동강이 나고 뒤 발목도 부러진 상태로 정말 구조 대원만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뼈가 부러지니 식은땀은 나는데 체온은 뚝 떨어져 말도 못 하고 그 자리에서 말 그대로 버티고만 있었어요. 친구가 119에 연락을 해서 가장 가까운 의정부 소방서에 바로 연결이 됐고, 문자 링크를 보내 gps로 바로 위치 추적을 시작해 주시더군요.

 산 중턱이었는데 정말 빨리 출동해 주셨고 1시간이 채 안 되어 멀리서 무거운 장비를 들고 뛰어오시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정말 "살았다"라는 말이 절로 터져 나왔습니다.

 바로 응급처치를 해주시는데 정말 너무 아파서 온몸이 제 의지와 상관없이 사정없이 떨렸던 게 생각나 민망하네요.... 그럼에도 손을 잡아주시며 괜찮다고 좀만 참으면 헬기가 온다며 안심시켜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때도 정말 생명의 은인이다... 너무 감사하다... 내 영웅이시다...라는 생각만 계속 했던 것 같아요. 뼈가 부러진 것도 처음이고 헬기를 타는 것도 처음이라 너무 무섭고 두려웠는데 의정부 2팀 분들이 대장님(호칭이 맞나요? 제가 너무 정신이 없어서...) 아무튼 팀장님을 필두로 정말 일사불란하게 대처해 주셨습니다.

 팀장님께서 특히 마지막까지 헬기와 연결되는 로프 확인해 주시고, 헬기가 상공 위에 오는 마지막까지 확인에 확인을 거듭해주셔서 마음의 안심이 많이 되었습니다. 특히 다 연결하고 제대로 올라갈 수 있는지 팀장님께서 스스로 위로 올라와 들것에 묶인 저를 번쩍 들어 보이셨는데 정말 슈퍼맨 같았습니다.(... 감동으로 쓰면서도 울컥...)

 팀장님 말고도 여자 대원 한 분과 남자 대원분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정말 최선을 다해주셨고 연막탄의 바람 방향 등 모든 부분을 심사숙고해서 진지하게 진행해 주셨습니다. 정말 최고의 팀워크로 안전하게 구조되었다고 생각해요.

 상공의 헬기에 무사히 안착되어 병원까지 이송되기까지 딱 5분 걸렸습니다.

 헬기에서도 대원분이 제가 너무 아파하니 손을 잡아주셨는데, 그 모든 것이 또렷이 기억납니다.

 지난주 일요일은 정말 제 생애 가장 큰 고통과 두려움으로 혼미했던 날이지만, 신기하게도 모든 것이 이보다 더 선명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생생하게 남는 날입니다.

 산악 구조 작업은 자신의 목숨을 위험에 노출시키며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한다는 면에서 단순 직업인 이상의 사명감을 요한다는 걸 다시금 깨닫습니다. 산악 구조뿐 아니라 생명을 구하는 모든 구조 작업은 숭고한 것이지만, 험하디 험한 곳에서 자신의 몸을 불사르며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습에서 느끼는 바가 많았습니다.

 수술이 너무 잘 끝나서 다 회복하고 난 뒤엔 더 튼튼한 뼈를 가질 수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다 의정부 2팀 덕분입니다. 저에게 주신 두 번째 다리를 가지고 저도 제 자리로 돌아가 더욱 씩씩하게! 주변을 도우며 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당시 출동나갔던 구급대원 입니다.

경황이 없으심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저희 직원들을 생각해주시고 시간 내어 칭찬 및 격려글을 남겨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당시 발목 부상으로 많이 놀래셨을텐데 저희가 도움이 되었다니 매우 기쁩니다.

저희 대원들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다는 뿌듯함으로 현장활동하는데 있어서 더욱 힘이 날겁니다

보내주신 따뜻한 마음 잘 간직하여 앞으로 더 발전하는 구급대원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