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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연설비 관련 개선이 필요한 사항
작성자 : 엄** 작성일 : 2023-02-28 조회수 : 169

저는 'CONTAM 시뮬레이션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엄태경소장입니다. 국내의 제연설비와 관련하여 단기적 혹은 장기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다양한 문제들을 간략하게 정리하였습니다. 상세한 설명이 필요하시다면 방문하여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1. 현재의 국내 급기가압제연설비 관련 규격인 NFPC 501A(특별피난계단의 계단실 및 부속실 제연설비의 화재안전성능기준)은 모태가 된 영국규격의 최신상태를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 


국내 규격은 1978년 제정된 BS 5588-4를 모태로 1995년에 제정되었다. 그러나 BS 5588-4는 2005년에 폐지되면서 BS 12101-6으로 대체되었다.  BS 12101-6 은 이후 몇 차례 개정되었다. 그런데 현재의 국내 규격은 BS 12101-6의 제정 및 개정된 내용들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상태의 것이다. 


 


2. NFPC 501A(2023)에는 영국 규격, BS 12101-6(2005)의 매우 중요한 내용들 중 하나인 아래 5.1.2.6항이 빠져있다.


"5.1.2.6 동일한 건물에 가압 공간과 비가압 공간이 있는 경우 연기가 가압되지 않은 샤프트로 강제 유입되지 않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다음 조건 중 하나가 충족되는 경우에만 동일한 층에 사용되는 가압식 및 비가압식 계단통의 사용을 고려해야 합니다.


a) 공기가 들어가는 문보다 2배 큰 개구부를 통해 공기가 빠져나갈 수 있는 분할되지 않은 큰 공간에 의해 가압되지 않은 계단통이 가압된 계단통과 분리되어 있을 경우, 혹은


b) 상세 설계 흐름 분석 결과 가압 시스템의 작동으로 화재 층에서 가압되지 않은 계단통으로 유입되는 공기의 흐름이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을 경우"


위의 내용들은 '비가압 계단통보다 큰 외기로의 누설경로가 있을 경우' 혹은 '시뮬레이션 등으로 문제 없음이 검증 된 경우' 가 아니면 비가압식 계단통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건축물의 구조에 따라 상당히 달라질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약 20~30층(?)을 초과하는 건축물은 가압 샤프트(수직풍도)와 비가압 샤프트가 같이 있을 경우 연돌효과로 인해 내부에서 이들 샤프트들 및 화재층이 경로에 포함되는 강한 기류 순환이 일어난다. 이 내부 기류 순환은 연기가 전체 건축물로 전파될 수 있고, 한겨울이나 한여름에 화재가 났을 경우 대량 인명피해를 오히려 부채질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3. 제연설비 설계 시 사용하는 수계산방식(통상 Excel 프로그램에서 계산)은 '가설계' 정도의 의미 이상을 부여하기 어려우므로 제대로 된 '본설계'를 위해서는 CONTAM 시뮬레이션을 활용해야 한다.


CONTAM 프로그램을 만든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에서는 이 프로그램이 제연 시스템의 '설계' 및 '분석'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CONTAM Introduction | NIST 참조). 또한 기본적으로 수계산방식은 고층건축물이 아니고 수직풍도(계단 혹은 승강로)가 1개 뿐인 건축물에서는 어느정도 유효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으나 수직풍도가 여러 개인 건축물에서는 여러 개의 수직풍도가 미치는 상호 영향을 고려할 수 없으므로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진다.(John H. Klote가 쓴 책, "Handbook of smoke control engineering", 제 224 페이지의 아래 "Analysis approach for Pressurization systems" 파트 참조)


"가압식 연기 제어 시스템 분석의 목적은 (1) 특정 건물의 특정 연기 제어 시스템이 의도한 대로 작동하도록 균형(Balancing)을 잡을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고 (2) 시스템용 팬 크기를 결정하는 것이다. 일부 간단한 시스템의 경우, 일부 설계자는 경험을 통해 의도한 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 알 있고, 단순한 계산으로 크기를 결정할 수도 있다. 많은 연기 제어 시스템은 첫 번째 목적을 위해 분석이 필요하다. 이것은 특히 많은 연기 제어 시스템이 있는 건물에 해당된다. 이러한 복잡한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14장에서 설명하는 CONTAM과 같은 네트워크 모델로 분석을 수행해야 한다."


제연설비 수계산은 수십 ~ 수백개 주요 누설요소들의 개별 수학식(풍량, 압력, 면적, 손실계수, 밀도를 변수로함)을 각각 독립적으로 1차례 계산을 통해 시나리오 없이 건축물 제연에 필요한 송풍기 풍량과 압력만을 예상하는 설계방식이고, CONTAM 시뮬레이션은 수십 ~ 수만개의 거의 모든 누설요소들의 개별 수학식(풍량, 압력, 면적, 손실계수, 밀도를 변수로함)을 인접한 것들과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수십~수만 회 반복 계산을 통해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하여 유체의 구역별 압력, 유동 풍량, 오염물질이 확산된 량 등을 예측할 수 있는 설계방식이다. 또한 실제 상황에 가장 근접한 제연설비 용량 및 구역별 압력 및 차압 등을 예측할 수 있는, 현존하는 가장 가성비 높은 설계 도구이다. 유체역학적 지식, 제연설비에 대한 이해도, 법규 제한사항, Contam 프로그램 사용 노하우 등이 시뮬레이션 결과의 신뢰도를 결정한다.


 


4. 국내의 고층건축물에 대하여 그 건축물에 포함된 모든 수직풍도(일반 계단 및 승용 및 화물용 승강로 등 포함)에 대하여 급기가압을 해야 겨울철 화재 시의 '연기 전파 방지' 및 '피난을 위한 과압방지' 기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다. 


건축물 내에 포함된 수직풍도들 중 단 하나의 수직풍도라도 급기가압이 제외되면 겨울철 화재나 한여름 화재 시 급기 공기가 외벽을 통해 외부로 나가지 않고 내부 순환기류가 형성되어 급기가압제연설비가 오히려 연기를 전체 건축물로 전파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점은 CONTAM 시뮬레이션을 실제 건축물의 특성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여 설계하고 시뮬레이션 해보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했던 BS 12101-6, 5.1.2.6항이 국내 규격에서 빠져있기 때문에 일부 수직풍도에 대해서만 제연설비를 적용하는 것이 당연하고 별 문제없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5. 현재 수행되는 제연 TAB는 설비의 '유효성 검증'에 있어서 한계가 있다.  


국내에서 실시되고 있는 제연 TAB는 한겨울 화재, 강풍이 불 때의 화재 등 최악의 상황에 대해서 설비의 유효성을 검증하기 매우 어렵고, 일반적으로 하나의 건축물에서 화재가 날 경우 제연설비가 모두 동시에 운전에 들어가나 TAB는 개별 설비를 하나씩 수행하므로 실제 상황 발생 시에 모든 설비가 유효하게 제 기능을 발휘함을 담보할 수 없다. 현재 국내에서 수행되는 TAB 는 '설비의 정상적인 설치 및 운전 유무 확인' 및 '일반 조건에서의 최종 설계 유효성 검증'의 수단 이상의 기능을 근본적으로 할 수 없다. 장기적으로 '최악의 조건에 대한 최종 설계 유효성 검증'의  수단으로  'CONTAM 시뮬레이션'을 활용하는 것이 경제성이나 기술적 유효성 측면 모두에서 최적의 방안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라고 표현한 이유는 CONTAM 시뮬레이션에 대한 국내 인력의 능력이 충분히 향상되고 시뮬레이션에 대한 신뢰가 충분히 쌓인다는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최악의 조건에 대한 최종 설계 유효성 검증'이 가능해 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6. 현재 시판되고 있는 자동차압조절댐퍼는 비고층건축물에서만 과압조절기능이 어느 정도 발휘된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자동차압조절댐퍼는 날개 완전 폐쇄 조건에서 누설틈새 면적이 완전 개방 시 면적의 약 2% 정도(400x600mm 사이즈 에서 측정 data를 역으로 계산해보면 약 400x9.5mm 크기의 누설틈새면적을 가짐)의 상당히 큰 누설틈새면적을 가지기 때문에 한개의 급기Fan이 담당하는 자동차압댐퍼 수가 늘어날수록, 급기공기 덕트의 유속이 클수록 과압조절 기능이 발휘되지 못하는 댐퍼들이 점점 늘어난다. 과압방지조치로서 플랩댐퍼를 추가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은 수직풍도가 여러 개가 건축물의 중앙부에 위치하는 건축물의 겨울철 화재에 대해 대응하기 어렵다. 굳이 플랩댐퍼를 적용한다면 부속실 뿐만 아니라 외벽까지의 누설경로 상에 있는 모든 벽에 적용해야하고 층고가 높을수록 더 많은 플랩댐퍼를 적용해야만 한다.  


 


7. '유입공기배출댐퍼'라는 용어를 '감압댐퍼'라는 용어로 변경해야 한다.


BS EN 1201-6(2005), 9.1항에는 유입공기배출시스템(Depressurization)을 제안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지하층 등 외벽에 창이나 출입문 등이 전혀 없는 거실에 대하여 감압시스템(유입공기배출시스템)을 적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분명히 하고 있다. 왜냐하면 화재시 외벽쪽의 누설면적이 매우 적거나 없을 경우 급기가압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어도 연기가 갈 곳이 피난경로 방향 밖에 없으므로 발생 연기량이 많을 수록 피난경로로 침투할 가능성이 점점 증가하기 때문이다.


 


8. 국내의 성능위주설계대상물에 대하여 '성능위주설계'의 근본적 개념이 제대로 반영되고 있지 않다.


'제도화설계'는 획일적으로 규격화된 법적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는 설계방식이다. 이에 비해 '성능위주설계'는 특정 건축물의 개별적 특성(건축물 구조, 가연물, 거주자, 외부환경 등)을 모두 고려하여 상세설계를 하되 '제도화설계'에 따르면 적용해야 하지만 상세설계에서 과도하거나 굳이 적용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군더더기 요소들의 제거는 허용하는 설계 방식이다. 제연과 관련하여 NFPC 501A와 BS 12101-6은 제도화설계방식의 규격이고, NFPA 92는 성능위주설계방식의 규격이다. 


성능위주설계 개념이 반영된  '소방시설 등의 성능위주설계 방법 및 기준'은 2011년에 제정되었으나 규격이 성능위주설계의 기본 정신을 반영하지 못해서 국내에서는 성능위주설계 개념에 충실한 설계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성능위주설계 대상물에 대하여 설계를 할 때는 당연히 성능위주설계방식의 규격을 적용해야하나 제도화설계방식의 규격을 적용한 설계가 이루어지고 있다. 


 


9. 주차장 '제연'과 관련하여 국내에는 관련 규격이 없으므로 영국 규격, BS 7346-7을 참고하여 국내 규격을 제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건축물의 설비기준 등에 관한 규칙', 제 11조 등에는 주차장의 '환기'와 관련된 내용은 언급되어 있으나 '제연'과 관련된 내용은 없다. 주차장 제연과 관련하여 기술적으로 가장 우수한 규격으로 보이는 BS 7346-7을 참고하여 국내 규격을 제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10. 층과 층 사이에 놓인 모든 자동방화셔터는 화재 발생 즉시 폐쇄되어야 한다.


자동방화셔터와 관련하여 '건축물의 피난ㆍ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의 14.2.4.라~마 항에는 아래와 같이 언급되어 있다.


"라. 불꽃이나 연기를 감지한 경우 일부 폐쇄되는 구조일 것


마. 열을 감지한 경우 완전 폐쇄되는 구조일 것"


위의 규정은 특정 층 내의 부분적 방화구획에 대하여 적용하면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층과 층 사이에 설치되는 자동방화셔터(주차장 Ramp용 자동방화셔터 등)에도 동일하게 적용하면 곤란하다. 이런 곳에 설치되는 자동방화셔터는 화재 발생 즉시 화재 발생 위치가 어디냐와 무관하게 즉시 폐쇄되어야 화염이나 연기가 건물 전체로 전파되어 대량의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확실하게 차단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를 제외하지 않게 된다. 여름철의 역연돌효과로 인해 지상층의 연기가 한개의 지하층으로만 전파되어도 지하층 전체 전파로 이어질 수 있고, 지하의 특정 층에서 대량의 연기 발생 시 자동방화셔터가 충분히 연기 전파를 방지하지 못하기도 하므로 층과 층 사이에 설치되는 모든 자동방화셔터는 반드시 화재 발생 즉시 폐쇄되도록 관련 법규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자동방화셔터가 설치되는 위치의 Ramp 바닥 중앙의 레벨이 가장자리보다 약간 낮아서 이 부위에서 쉽게 대량의 연기 전파가 일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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